대법원 "녹지병원 개설 허가취소 위법" 영리병원 파장 커질듯

내국인 진료제한개설허가→반발.1심 제주도 승 →2심 녹지병원 승

대법원이 국내 첫 영리병원인 녹지국제병원 관련해 "제주도 개설 허가 취소는 위법하다"고 판단했다.

최근 대법원 특별1부는 녹지그룹 자회사인 녹지제주헬스케어타운 유한회사가 제주도를 상대로 낸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제주도의 상고를 기각했다.

즉 녹지병원이 문을 열 수 있게 된 것. 이제 쟁점은 내국인 진료 제한에 대한 소송으로 옮겨갈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18년 12월 제주도는 내국인 진료 제한을 조건으로 녹지국제병원에 국내 첫 영리병원 개설을 허가했다.

그러나 녹지국제병원이 "제주도특별법에 내국인 진료 제한규정이 없다"고 맞서며 개원을 미루다가, 결국 2019년 4월 17일 병원 개설 허가가 취소됐다.

이에 녹지국제병원 측이 소송을 제기했고 2020년 10월, 1심에서 재판부는 "녹지 측이 개설허가를 받고도 3개월 이내에 정당한 사유 없이 업무를 개시하지 않으면 허가를 취소할 수 있다"는 의료법 조항을 근거로 제주도의 손을 들어줬다.

하지만 2021년 8월 광주고등법원은 중국 녹지그룹의 자회사인 녹지제주헬스케어타운 유한회사가 제주도를 상대로 제기한 외국의료기관 개설 허가 취소처분 취소소송 항소심에서 "개설허가 취소 처분을 취소한다"고 판결했다.

즉 제주도가 녹지병원에 대해 개설허가 취소 한다는 것을 다시 취소한다는 것으로 1심 판결을 그대로 뒤집은 것이다.

이 판결이 그대로 대법원에서 확정됐다.

한편 이번 대법원 판단과 관련 의료민영화 저지와 무상의료 실현을 위한 운동본부는 성명서를 통해 "감염병 위기 속에 영리병원이 아닌 공공의료 강화만이 국민의 건강과 생명권을 지킬 수 있는데 대법원은 심리조차 거부하며 아예 기각해 버렸다"며 "국민적 염원도, 코로나19 팬데믹도 나몰라라하는 대법원을 강력 규탄한다"고 밝혔다.

이어 "언제 끝날지 모르는 코로나19 팬데믹과 이어질 감염병 사태에 대한 대처를 위해서는 공공의료의 확충이 필수불가결하다"며 "대선 후보들은 영리병원에 대한 태도를 분명히 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법원은 그동안 개설허가 취소 판단이 우선이라고 하며 내국인 진료 제한에 대한 판단은 미뤄왔다. 따라서 이에 대한 소송도 본격적으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녹지병원 측이 제주도 행정처분으로 병원 개설을 하지 못한 것에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어 또 다른 소송전도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