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정의실천연합.감정서 위조 혐의로 의료중재원 추가 고발

"소수 의견 기재 요구 묵살하고 임의로 서명 날인" 주장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13일 ‘의료과실 은폐조작한 의료중재원 추가 고발 기자회견’을 열고 형법 제214조에 의한 업무방해 행위와 동법 제231조 사문서 위조·행사 행위로 의료중재원 감정부서 임직원들을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13일 서울 동숭동 경실련 강당에서 ‘의료과실 은폐조작한 의료중재원 추가 고발 기자회견’을 열고 형법 제214조에 의한 업무방해 행위와 동법 제231조 사문서 위조·행사 행위로 의료중재원 감정부서 임직원들을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이 이번엔 감정서 위조 혐의 등으로 고발 당했다.

경실련 송기민 상임집행위원은 지난 2017년 8월 17일 진행된 의료중재원 감정부 회의를 문제 삼았다. 송 위원은 당시 의료중재원 비상임감정위원으로 회의에 참석했다.

송 위원은 “골반통증으로 입원한 환자가 패혈증으로 사망한 사건의 감정회의에서 의사의 항생제 투여가 없었기 때문에 과실이 있다고 주장했지만, 상임감정위원을 포함한 2명의 의료인 위원은 무과실이라고 판단했다”며 “이에 소수 의견을 기재해달라고 요청했지만 묵살당했고, 회의 진행이 적절치 않다고 판단해 회의장을 나왔다”고 말했다.

이후 의료중재원에 해당 사건 처리 방향에 대해 질의하자 의료중재원 측에서 다른 감정위원을 투입해 해당 사건을 전원 일치로 처리해 종결했다고 답변했다는 게 송 위원의 주장이다.

송 위원은 “의료중재원은 감정위원 간 의견이 불일치할 시 2차 회의를 할 수 있다고 하면서도 회의가 가능한 최소 인원인 3인이 참여했기 때문에 소수의견을 기재하지 않았다고 했다”며 “의료중재원법상 의견이 불일치할 경우 소수의견을 기재해야 한다는 법은 있어도, 회의 참석 인원수에 따라 소수의견 기재 의무가 달라진다는 규정은 없다”고 말했다.

감정서를 위조한 정황도 있다고 했다. 의료중재원이 국회에 제출한 ‘의료중재원 감정회의 개최현황’에 따르면, 송 위원이 감정서 서명을 거부하고 회의장을 나온 당일 해당 감정 회의의 감정서가 작성돼 조정부에 송부됐다.

송 전 위원은 “그날 서명하지 않은 채 회의장을 떠났는데, 같은 날 감정서가 작성돼 조정부에 송부됐다는 기록이 있다. 피고발인들이 임의로 날인해 감정서를 위조한 후 행사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에 경실련은 철저한 수사를 통해 의료중재원의 범죄 행위를 밝히고 근본적인 재발 방지 방안을 요구하는 지속적인 감시 활동을 전개해나가겠다고 했다.

경실련 중앙위원회 부의장인 신현호 변호사는 “그동안 의료중재원 감정의 불공정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다. 특히 의료인인 상임 감정위원의 영향력이 지나치게 크지만 통제 기전이 없는 것이 문제”라며 “의료중재원은 의료사고에 대한 신속하고 공정한 중재를 통해 피해자들의 회복을 돕는 기관이다. 신뢰 회복이 되지 않는다면 의료중재원이 존재할 이유가 없다”고 비판했다.

경실련 남은경 사회정책국장은 “의료중재원은 설립 이후 7년이 되도록 여전히 폐쇄적인 운영을 고수해 내부에서 문제를 제기하는 것이 어렵다”며 “그나마 지난 1월 1차 고발에서 국회를 통해 입수한 자료에 의해 의료중재원의 감정이 비상식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정황이 드러나고 있다”고 주장했다.

경실련은 지난 1월 감정서에 의료과실 소수 의견을 누락했다는 이유로 의사 출신 상임감정위원 3명을 고발했으며, 이에 경찰이 지난 4월 의료중재원을 압수수색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