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계, 한방의료행위 면허범위 명확화 입법 절차 촉구

대법원 한의사 초음파 사용 ‘무면허 행위’ 판단하지 않는 판결 유감

대한의학회(회장 정지태)가 6일 산하 193개 회원학회와 함께 한의사의 초음파 사용을 무면허 행위로 판단하지 않은 대법원의 판결에 유감을 표명했다.

‘한의사가 초음파 진단기기를 한의학적 진단의 보조수단으로 사용한 행위는 의료법상 무면허 의료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대법의 판결은 전문 의료행위에 대한 이해와 중요성을 모르고, 의사 면허제도를 근본적으로 부정하는 판단이라는 이유에서다.

이에 따라 대한의학회는 국회와 관련 부처에 의료행위와 한방의료행위에 대한 경계와 면허범위를 명확히 하는 입법적 절차도 촉구했다.

지난해 12월 22일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한의사의 초음파 기기 사용 불가’라는 취지의 원심을 깨고, ‘한의사가 초음파 진단기기를 한의학적 진단의 보조수단으로 사용하는 행위는 의료법상 무면허 의료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시하고 사건을 서울중앙지방법원으로 환송했다.

당시 대법원은 ‘한의사들이 초음파 진단기기를 진단의 보조수단으로 사용하는 경우 보건위생상 위해가 생길 우려가 있다고는 단정할 수 없다’, ‘초음파가 인체에 무해하므로 초음파 진단기기가 안전하다’라고 판시했다.

하지만 대한의학회에 따르면 초음파 장비는 인체 해부학적 구조의 이해 하에 병리적 변화를 파악하는 의학적 전문지식과 충분한 교육과 실습을 통한 숙련이 필수적인 의료기기이다.

이에 의료영역에서는 이미 수십 년 전부터 이를 전문으로 수련하는 영상의학과 전문의나 의대에서 해부학, 병리학, 초음파 사용을 위한 영상의학과 이론과 실습을 충분히 거치고, 이를 의사고시를 통해 검증 받은 의사들만이 초음파 검사를 수행해 왔다는 것.

대한의학회는 “초음파 자체는 인체에 무해한 것은 맞으나 ‘정확한 진단’을 내리기 위한 의료기기라는 점을 감안하면, 미숙한 사용자가 ‘부정확한 진단’을 내려 치료를 한다면 이야말로 ‘선무당이 사람 잡는다’는 속담 그대로 매우 위험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또 “대법 판결에 따라, 추후 한의사들의 미숙한 초음파 기기 사용과 잘못된 진단으로 국민 건강과 생명이 위협받는다면 이는 누가 책임을 질 수 있을 것인가”라며 “또한 이에 따른 비용은 누가 부담하게 될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한편 대한의학회는 대한민국의 의사를 대표하는 대한의사협회, 그리고 산하 193개 회원학회와 함께 대법원 판단의 오류를 바로 잡고, 국민 건강에 끼칠 피해를 막기 위해 최대한의 노력을 지속적으로 기울이겠다는 방침이다.